드라마 [굿파트너]를 재미있게 보았다. 몇 가지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그중 제9화 반쪽짜리 사과 속에 나오는 대사이다.
재희(딸)... 미안해
차은경(엄마) (독백)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자기 잘못으로 돌리고 어른들은 자기 잘못을 남한테 돌린다. 어른의 사과에는 늘 조건이 붙고 진심이 없다.
차은경(엄마) 아니야. 엄마가 미안해...
드라마 [굿파트너] 9화의 마지막 엄마의 독백은 우리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가?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단면들을 보여준다. 아이는 아빠의 외도라는 큰 상처를 안고도 자신의 탓으로 여기지만, 정작 잘못을 저지른 어른은 책임을 회피하며 남 탓을 한다. 왜 어른들은 항상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남 탓을 하는 것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존심 때문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 자손심이 상한다고 생각한다. 인정하면 오히려 더 나를 무시하고 함부로 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거나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일수록 더 남탓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책에 보면 인간은 인정받고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인에게 인정받고 존경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자존심은 이런 사회적 인정에 대한 욕구를 반영하고 있을 것이다. 자손심이 상하는 것은 곧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아지고, 그런 느낌이 가져주는 절망스러운 마음이 싫은 것이다.
이런 복잡 미묘한 감정을 어떻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성장하며 어른이 되면 될수록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적받고 잘못을 지적하는 것에 쉽게 분노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 더 소리가 높아지는 것이다.
결국 이런 자신을 돌아보고 깨뜨릴 내적인 마음의 컨트롤 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수양을 통해서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면 매일 짧게라도 하루를 돌아보며 일기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아니면 조용한 공간에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독서를 통해서 생각을 교정하는 것이다. 물론 나는 신앙인으로서 하나님께 나아감으로써 스스로의 잘못을 돌아보고,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것이다.
스스로 돌아보고 잘 못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이다. 좀 더 나를 돌아보고, 대사에서 나오는 것을 곱씹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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