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이야기

[공정하다는 착각] 능력주의 시대, 과연 이것이 얼마나 공정할까?

Reading Dad 2024. 10. 20. 16:17

 

성경 속 말씀 중에 심은 대로 거두리라는 말씀이 있다. 정말 삶이라는 것이 심으면 심은 만큼 거두는 것일까? 사실 말 그대로 심은 대로 거두는 일은 생각 보자 흔치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하지 않아도 더 큰돈을 벌 수 있으며 많은 자산을 소유할수록 더 큰돈을 쉽게 벌 수 있다. 그렇다면 하루종일 노동하고 심은 사람이 더 많이 거두어야 하는 원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삶은 생각보다 심플하고 단순하지가 않다. 

 

이런 면에서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은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 아닌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소위 능력주의 사회에서 공정한 것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우리가 공정하다고 믿는 것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불공정한지를 파헤친다. 

 

 

능력주의의 한계를 지적한다. 즉, 개인의 노력과 능력으로 성공을 좌우할 수 있을까? 개인의 노력만으로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출신 배경이나 사회적 자본 등 다양한 요소가 개인의 성공에 영향을 미친다. 대입에서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노력만이 아니라 부모의 경제적 지원, 사교육의 기회 등이 영향을 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내가 보는 주변만 해도 그렇다. 외국에서 몇 년 살다가 와서 영어를 쉽게 구사하고, 좀 더 좋은 국제스쿨을 통해서 언어는 향상되며 보이는 길조차 다르게 보고 출발하게 된다. 아니면 외국에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닌 학생들은 한국의 명문대를 좀 더 어렵지 않게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열심히 준비한 친구들에게는 기운 빠지는 일이 아닐까?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흔히 노력하면 누구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일뿐이다. 개인이 가진 배경과 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능력주의 사회라는 것이 사회적 불평등을 정당화하여 더욱 격차를 벌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을 자신의 노력이라 생각하고 실패한 사람은 자신의 무능력으로 탓을 돌리게 된다. 이는 사회적으로도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며 사회적 통합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 

 

 

공정함이라는 것이 그래서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다. 사회적 합의와 역사적 배경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능력주의가 주장하는 공정함은 특정 사회 계층에게 유리한 공정함일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공정하다는 착각은 능력주의라는 사회적 신화를 비판하고 더욱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공동선 추구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서 샌델이 어느 프로그램에서 대학을 추첨으로 진행하자는 말은 그의 맥락속에서 이해가 된다. 

 

 

대입을 추첨으로 진행해서 내가 실력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운이 좋아 들어가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는 제안일 것이다. 지금 같은 때에 능력주의로 차별되는 사회에 하나의 대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완벽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수많은 반론이 뒤따를 것이다. 그러나 제도를 보완하고 노력하면 접점을 찾아볼 수 있지는 않을까?

 

카투사 군대 입대가 이전에는 성적순으로 들어갔다면 지금은 일정 수준만 넘으면 그 안에서 추첨으로 들어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오직 개인의 최선이 아니라 어떤 운과 같은 요소가 다른 이에게는 공평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아무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평등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서 능력주의의 한계를 넘어 더욱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어떻게 하면 구현될 수 있을까? 대입 추첨과 같은 제도적인 변화뿐 아니라, 교육 시스템 개혁, 사회적 인식 개선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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