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범 형사 드라마는 시즌1에서도 느꼈지만 스토리가 참 탄탄하다. 집중해서 보게 된다. 하나의 사건이 풀려야만 다음 사건으로 갈 수 있다. 만약, 시즌2가 몇 화까지 진행되는지 알지 못했다면 나는 회장이 잡히게 되었을 때 그것으로 드라마의 결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회장이 살인을 교사한 것은 맞지만 진짜 살인범은 따로 있었다. 나에게는 반전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실타래를 풀면서 다음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드라마의 묘미가 느껴지는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그 안에 형사들의 캐릭터 조합은 정말 좋다. 케미가 잘 맞는다고 할까? 함께 사건을 해결하며 나오는 케미는 웃게도 하고, 위로도 되고 감동도 주는 그런 조합이었다. 그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인간미를 보여주는 캐릭터는 강도창(손현주) 형사다. 그는 멋지다 못해 도전과 훈훈한 감동을 주는 그런 캐릭터다.
드라마의 5화를 보면 희생당한 피해자의 할아버지와 강도창 형사의 대화가 나온다. 이전에 할아버지는 집요하게 자신의 손녀딸이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수사의 과정이 어떻게 돼가고 있는 것인지? 형사들을 찾아오고, 때론 귀찮게 하기도 하고, 부담을 주기도 한다. 보통 이런 과정에 있다면 할아버지를 귀찮게 여기고, "수사 과정에서 밝힐 테니 돌아가 계세요." 하며 무시하기 일수일 것이다. 실제로 광수대 팀장은 할아버지를 그렇게 대한다. 그러나 강도창 형사는 할아버지를 그렇게 대하지 않았다. 존중하고 귀를 기울이고, 자기 일처럼 최선을 다한다.
아래는 대화의 내용 중에 일부다.
할아버지: 당신은 참 어리석은 사람이요?
강도창 형사: 예?
할아버지: 나한테는 이성곤이가 죽였다고 하면 쉬운 일인데... 그러면 내 손녀를 죽인 사람을 따로 찾을 필요도 없을 텐데... 왜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일을 택하는 것이요. 당신은 일을 만들어서 하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은혜가 그러더군요. 당신한테는 기대도 된다고 그렇게 해도 된다고 그렇게 하라고 나라에서 월급 주는 거라고,,,
강도창 형사: 걔는 왜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가지고....
할아버지: 고맙소. 어려운 길을 택해주어서 고맙소.
할아버지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그에 대한 평가가 다 담겨있다. 쉬운 길이 아니라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일 같은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무시해도 되고 편한 길을 가도 되는 정도의 사안에도 연약한 사람을 존중한다. 사건을 자기의 일처럼 여기고, 최선을 다해서 아니 모든 것을 걸고 싸운다. 그래서 감동이 된다.
나도 사람을 존중하고 있는가? 연약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 내 일에 최선을 다하는가? 아니 모든 것을 걸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나는 어떤 모습인지? 나를 좀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