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꼭 나와야 하는 것일까? 한국 교육에 있어 가장 최상위 꼭짓점에 있는 것이 대학이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엄청난 사교육에 들어간다. 선행학습을 하고, 다음 학년을 앞서서 준비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 본격적인 대입 모드로 들어간다. 그때부터는 옆사람과도 경쟁이다. 친구도 이기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 대학이다. 세상이 많이 변한 것 같은데도 여전히 대학이 어디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는 것 같다.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알지도 모르는 대학에 가면 그동안 보내온 학창시절이 실패로 평가받는다.
왜 꼭 모든 것을 대학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일까? 그것과 상관없이 살아가라고 하고 싶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나도 자녀를 키우지만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은데 그런 것을 강요받는 느낌이다. 다른 친구들이 함께 축구를 등록해서 운동을 했다. 그런데 한날 하시에 모두가 그만두고 영어학원에 등록했다. 나도 아이를 학원에 등록시키지 않으면 안 될 분위기다. 그렇게 보낼 수밖에 없는 사실이 서글프다.
그래서 나는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책을 꼭 일독을 권한다. 지금은 무언가 끌려가는 것 같지만 가난한 아빠처럼 키우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열심히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길...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지 말고, 자기의 일을 하길... 무엇보다 자산을 잘 관리하여 수익이 나는 구조를 만들어 원하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서론이 길었다. 오늘 영화를 보며 한국교육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적어보았다. 이번에 본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영화는 생각보다 어려운 영화는 아니었다. 설정은 가볍고 내용의 전개는 뻔한 스토리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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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상위1%의 영재들이 모여있는 사립학교로 시작한다. 이 학교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오지만 사회배려자를 위한 전형도 함께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사배자(사회배려자)로 입학하게 된다. 안타까운 것은 생활형편이 곧 성적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사배자인 주인공은 다른 학생들처럼 수학에 대한 과외를 받지 못함으로 다른 학생들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그런 주인공에게 수학 교사이자 담임 선생님은 그에게 전학을 권고한다. 이 권고 속에는 사배자가 다니기에는 이 학교는 너에게 과분하다는 압박이 담겨있다.
그런 과정 중에 학교에 탈북자로만 알려진 경비원이 바로 북한에서 유명했던 수학자 이학성(최민식)이었다. 그는 국정원의 도움으로 신분을 숨긴 채 학교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우연히 주인공은 경비원이 수학을 잘하는 분 인줄 알게 되면서 수학 과외를 부탁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수학을 매개로 세대차이를 극복하고 잔잔한 브로맨스를 이어가는 따뜻한 영화이다.
보면서 생각할 만한 장면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내게 인상 깊었던 한 장면은 첫 수업에 문제와 가르침이었다. 너무도 쉬운 문제를 낸다. 너무도 쉽게 답을 말하지만 이미 그 문제는 오류가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말해도 틀린 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문제 자체가 오류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 대화 장면이다.
이학성: 삼각형 A,B,C가 있어 A가 90도 직각 이등변 삼각형이지? 높이가 6이고 밑변이 10이야 넓이를 구해보라.
한지우: 초등학생 문제잖아요.
이학성: 모르는구나 기래
한지우: 30이요. 맞잖아요. 30 10x6/2=30
이학성: (앞으로 나와 동그라미로 삼각형을 덮으며 그린다.) 자 잘 들여다봐
한지우: 아... 높이가 곧 반지름이니까 6이 아니라 5잖아요
이학성: 아주 바보는 아니구만 기래
한지우: 아... 이건 아저씨가 문제를 잘못 낸 거죠. 출제오류죠. 남한에서는 이런 문제는 다 맞게 해 줘요.
이학성: 규칙 3 나는 시험이나 성적에는 관심이 없다. 이 삼각형은 존재하네 안 하네
한지우: 존재하지 않죠.
이학성: 그럼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세 번씩이나 우기면,,, 그런다고 맞네?
한지우: 누가 일부로 잘못된 문제를 낼 줄 알았아요?
이학성: 기거는 네가 답을 맞추려는 욕심 때문에 눈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야 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문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한기다. 왜냐면은 틀린 질문에서는 옳은 답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지. 답을 맞히는 것보다 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거이 수학이다. 알간?
틀린 질문에서는 옳은 답이 나올 수 없다. 문제 자체가 오류인데 답을 찾으려고 하니 무슨 답이 나올 수 있을까? 답이 아니라 문제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거기서 올바른 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나 딱 떨어지는 답만을 요구한다. 그래서 답이 중요한 것처럼 결과만이 최고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삶이 네가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 네가 어느 직장을 다니느냐? 네가 살면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느냐? 이것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러나 답이 아니라 질문에 집중해야 한다. 이 말은 곧 과정에 집중한다는 것이 아닐까? 결과로 인해서 모든 내가 살아온 과정을 쉽게 실패로 단정 짓지 말자. 그리고 결과만이 아니라 꾸준한 과정을 쌓는 것이다. 사람들이 결과로 내 과정을 비웃어도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
좀 더 과정이 내 삶이 빛나게 하고, 그것을 기대하며 걸어가는 걸음이 되면 좋겠다.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나 자신에게 정직하게 답이 아닌 과정과 결과가 아닌 올바른 질문을 하며 살아가길 바래본다. 올바른 질문을 하고, 올바른 답을 찾아가자. 그럼 언젠가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박진영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직접 들은 것은 아니고, SNS에서 캡처한 글이었다. 좀 잘 나가는 사람에게 가서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럴 때 너 자신을 개발해라. 그러면 결국 사람들이 나에게로 올 것이다. 그런 순간이 오도록 올바른 질문을 하고 올바른 답을 하며 잘 걸어가 보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