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의 책은 왜 이렇게 인기가 많았을까? 너무 두껍기도 하고, 잘 읽히지 않을 것 같아 보지 않다가 결국 읽어 보게 되었다. 그가 설명하는 세상의 기원과 역사적인 설명들이 쉽고 재미있게 잘 와닿았다. 무신론자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가? 그가 말하는 종교라는 것도 어떻게 허구인가? 등 무엇보다 어떻게 인간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게 되었는가? 흥미로운 질문에 아주 흥미로운 답을 던져준다. 그 흥미로운 주장이 참 신선하면서도 가슴에 남는 내용이었다.
어떻게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을까?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인류의 종을 멸종시키고 지구를 지배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상상력이라는 것이다. 상상력이 어떻게 인간을 지구의 지배자로 만든 것인가? 하라리에 따르면 상상력은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공유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것은 단순히 거짓말하는 능력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믿고 행동하게 만드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돈, 국가, 신 등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들을 만들어 놓고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사회를 구성했다는 것이다.
초기 인류는 글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정보와 지식을 구전으로 전달했다. 옛날 할머니들이 옛날 옛날에 하는 것들이 바로 이런 이전의 방식이 내려온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오래전 초기 인류는 신화, 전설, 이야기 등으로 자연현상을 설명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같은 이야기를 공유함으로 정체성을 확립했다.
공유된 이야기는 실제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같은 신화를 믿고 같은 이야기를 공감하면서 유대가 깊어지고, 서로가 협력하는 관계가 된다. 자신들이 믿는 신을 숭배하고 만들어서 그 이야기를 전함으로 후손들이 가치관과 사상을 전수하며 사회질서를 유지하며 살아온 것이다.
그래서 하라리는 종교자체도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라 말한다. 신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이 상상해낸 존재로 하나로 사람들을 묶고 그것은 인류 역사에 강력한 통합력을 발휘했다고 본다. 국가도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공유하는 역사, 문화, 가치관 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허구로 공동체를 이룬 것이다.
심지어 돈에 대해서도 그렇다. 돈은 실제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로 인해 가치를 부여받은 것이다. 만약 사회적인 합의가 깨진다면 돈은 그저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 허상에 의미를 부여하여 중요한 수단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인간이 세상을 지배한 능력이 바로 인간의 상상력이라는 것이다. 상상력으로 국가를 이루고, 하나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협력하여 미래를 계획할 수 있었고, 지식을 축척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상상력이 인류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이다.
참으로 재미있는 설명이며, 생각할수록 납득이 되는 설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으로써 신의 부정은 할 말이 많다. 어떻게 세상이 시작되었는지를 단지 신이 없이 설명하는 것이 너무도 과한 믿음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런 문제를 차치하고 그저 그의 주장처럼 상상력이 지구를 지배한 능력이라는 주장은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다.
한편으로 상상력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상상력을 잊어버린 시대가 아닐까? 영상과 매체에 빠져서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 시대이다. 책을 읽지 않고, 그저 미디어 갇혀 게임을 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아지고 있다. 티브이는 이제 거의 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유튜브 시청은 더 늘어나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 그 외에 수많은 SNS는 어떤가? 계속해서 우리의 상상력을 갉아먹고 있다.
상상력이 인간의 최고의 능력이라면 최고의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라리의 기원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인간의 상상력의 능력이 뛰어남은 동의한다. 상상력을 잃으면 결국 최고의 능력을 잃는 것이다. 상상력을 개발하도록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책도 가까이 하며, 혼자 사색하며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믿음을 가진 나는 아마도 기도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할 것이다. 더 나은 나의 미래 나아가 세상의 미래를 위해 상상력의 능력을 키워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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