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이야기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살고 싶다면 무엇이라도 시작하라!

Reading Dad 2022. 9. 23. 10:11

우연히 서점을 둘러보던 중 읽게 된 책이다. 분량이 그렇게 많지 않은 250페이지의 분량의 책이었다. 첫 페이지를 열며 잠시 읽는 것인데 저자가 처한 상황에 공감이 되었다. 그래서 결국 구입하게 되었고, 읽으려고 펴는 순간 하루 만에 뚝딱 다 읽은 책이다. 

 

제목부터 눈에 들어왔다. 죽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는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 있다. 인간이 살면서 아무리 비천하고, 괴로워도 죽는 것보다는 낫다는 뜻이다. 어르신들 중에 오래 살아서 뭐해? 얼른 죽어야지 하며 한탄하는 말들을 듣는다. 그런데 그것 아는가? 그런 말을 하는 어르신들이 약도 잘 챙겨 드시고, 병원도 잘 찾아간다.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비극적으로 마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그런 애틋한 마음이 든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힘든 상황에 죽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을 것이다. 저자도 죽고 싶었다. 그런데 그것을 실행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왜? 죽으려고 했고, 어떻게 다시 살아갈 수 있었을까?

내일이면 나아지겠지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다. 그는 의사로 살다가 만성 통증에 시달리며 힘겨운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허리를 마치 누가 칼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을 가진다.(p.18) 쉬면 나아지겠지 생각하지만 착각이었다. 오히려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받아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었다. 그리고 늘 희망적인 마음을 품었다. 오늘 자고 나면 내일은 통증이 덜하겠지. 그런 기대를 안고 잠을 잤다. 그러나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통증이 나를 찾아왔다. 진통제는 점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희망이 사라지자 우울증이 오기 시작했다. 

 

정신과 의사로 환자들이 찾아와 "선생님은 이 병을 몰라요..." 했던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제야 이해했다.(p.20) 희망이 사라지면 도저히 삶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나도 코로나 확진으로 고생을 했다. 열이 39도를 넘어가면서 몸에 아픈 두통이 배가 되었고, 근육통은 누울 수도 의자에 앉을 수도 없었다. 가장 절정은 잠을 잘 때 잘 수가 없던 것이다. 점점 마음속에 절망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이틀만 그렇게 고생하고 끝났다. 그런데 이런 상상을 해본다. 이것이 그치지 않는 고통이 된다면 어떨까? 삶은 절망이다. 희망이 없는 절망 말이다.

 

저자는 끝내 이렇게 살아서 뭐할까? 죽음이 떠오른다. 그리고 자살을 결심한다. 가족들 모두가 잠든 새벽 2시쯤 잠에서 깬다. 그리고 나는 가족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다 말하며 죽기로 결심한다.(p.36) 자살을 계획했고, 실행에 옮기려 한다. 죽을 준비를 하는 중 작은 방에 엄마와 함께 잠든 아이들을 보게 된다. 웬걸 그걸 보는데 참았던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살을 포기하게 된다.(p.37)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죽고 싶다. 이런 말은 대부분은 '지금 너무 힘들다.'는 말의 은유적이 표현이다. 누구나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어쩌면 죽으려고 하는 것도 제대로 살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저자는 그렇게 죽지 않고 살았다. 

 

그렇게 저자는 이제 다시 삶을 시작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아질 기미가 없는데 다시 절망이 찾아오지는 않을까? 그럼에도 치료받기를 애쓴다. 치료에 대한 진척은 없었다.

 

그러는 동안 중요한 한 가지를 깨닫는다. 그동안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하지 않고, 어차피 해도 끝까지 못할 텐데 하며 미루어 놓았던 많은 일들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수록, 오히려 자기 생활을 규칙적으로 잘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p.48 )

 

이제 나는 루틴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루틴이란 어떤 일을 하기 전 반복하는 늘 똑같은 행동이다.(p.49)

그렇게 저자는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난다. 그리고 하루에 해야 할 일들을 정했다. 그동안은 몸이 아프다고 미룬 일들을 이제는 하나씩 하나씩 하기로 한 것이다. 사람들과의 모임도 몸 상태가 조금이라도 괜찮으면 참석하려 한다. 이전보다 활동반경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조금씩 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시작하면 살 수 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우울하고 힘들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들수록 하던 일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절망에 빠지게 되어있다. 신앙서적 중에 천로역정이라는 책이 있다. 상황과 환경 인물들을 의인화하여 아주 재미있게 기록한 책이다. 크리스천이란 사람이 절망의 성에 갇힌다. 그곳에 주인은 절망의 거인과 그의 아내 자포자기이다. 절망의 거인은 아내의 말을 듣고, 크리스천에게 말하며 그를 자포자기하게 만든다. 그리고 절망을 안겨준다. 그러자 크리스천은 이렇게 살아서 뭐해하며 죽기로 결심한다.

 

그때 마침 크리스천 옆에는 동행자가 있었다. 그는 소망이란 사람이다. 소망은 그에게 말한다. 포기하지 마세요. 여기까지 우리 힘들게 왔잖아요. 우리 함께 기도합시다. 그렇게 기도하는 동안 크리스천이 무언가를 깨닫는다. 그것은 자신의 안주머니에 무엇이든 열 수 있는 열쇠가 있었던 것이다. 내가 이걸 왜 몰랐을까? 하며 그 열쇠를 꺼낸다. 그 열쇠는 믿음이었다. 그 열쇠로 감옥문을 열고 탈출한 것이다.

 

우리가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무언가를 열심히 행동하는 것도 열쇠다.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시작해야 한다. 이래서 못하고 저래서 못하고 대는 핑계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게으름이다. 게을러서 못하는 것이다.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삶의 열쇠다. 

 

저자는 절망적인 삶의 환경에서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다시 무언가를 시작함으로 삶의 힘을 얻었다. 다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마음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혹여 삶이 괴롭고 힘든가? 멈추었던 일, 하려고 계획한 일들을 시작하고 계속하라. 그러면 우리의 삶의 힘과 용기를 다시 북돋아 줄 것이다. 

 

<임세원 법을 아는가?>
이번에 책 리뷰를 적으면서 알게 되었다. 이분에 이런 일이 있었다니... 안타까운 소식이다. 고인의 가족들에게 위로가 있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고인이 남긴 이 책이 다른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책이 되길 기원한다. 
https://kormedi.com/13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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