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쓴 강용우 교수는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교수이다. 그는 쇼펜하우어 철학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내어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큰 공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궁금한 것은 쇼펜하우어는 누구이며 왜 그의 철학을 마흔에 읽는 것이라고 한 것일까?
쇼펜하우어는 19세기 독일의 철학자로 삶의 근본적인 본질이 고통이라는 주장으로 유명하다. 당시 그의 철학은 다른 철학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왜 마흔이라는 나이를 넣은 것일까? 마흔이라는 나이는 불혹이라고 불리는 나이다. 인생의 중반기를 맞이하며 인생을 돌아보며 고민과 질문을 던지는 시기이기에 마흔이라는 나이에 읽는 책이라고 부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핵심 철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생의 의미, 고통, 행복, 의지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쇼펜하우어의 주장은 삶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으며, 행복은 잠시의 휴식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의 철학이 단지 비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쇼펜하우어는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쇼펜하우어는 모든 존재의 움직이는 힘을 의지라고 보았다. 이 의지는 끊임없이 욕구를 추구하며 욕구는 충족되더라도 새로운 욕구가 생겨나게 되는데 그 때문에 고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삶은 끊임없이 채워지지 않는 욕구와 그로 인한 고통의 반복인 것이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살아가며 이 과정에서 고통을 겪는다고 주장한다. 질병, 죽음,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 등 삶은 고통스러운 경험들로 가득한 것이다. 여기에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의 무상함은 또 다른 고통의 원인이다.
인간은 채워지지 않는 욕망에 생존을 위한 과정에서 겪는 고통 그리고 질병, 죽음,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 등 고통으로 가득차있다. 유한한 인간의 삶도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로 인해 쇼펜하우어는 인간을 고통받는 존재로 보았다. 살면서 얻는 기쁨과 쾌락은 잠시의 휴식일뿐 근본적인 고통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그는 해결책에 대해서 욕망을 줄이고 물질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마치 불교에서 말하는 무소유와 유사하다. 가지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이다. 또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고통을 되도록 피하고, 고독 속에서 자신을 탐구하라는 것이다. 피하라는 것은 마치 불교에서 말하는 머리 깎고 산으로 올라가라는 느낌을 준다.
이 외에 예술 작품이나 철학을 통해 현실 세계에서 벗어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예술적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은 이런 예술적 표현들을 통해 감정을 표출하고 그 안에서 위로 받는 것을 보기도 한다. 또 자비로운 마음을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을 자비롭게 여기고 바라보고 그들을 도움으로 고통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고통에 대해서 비관적이지만 그래도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왜 우리가 고통 가운데 있는가? 공감되고, 와닿는 표현들이 많이 있다. 부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러나 성경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비우고, 피하고, 다른 일을 함으로 그런 고통이 사라질까? 크리스찬인 나는 좀 더 여기에 나의 생각을 더한다면 비워야 하고 욕망을 내려놓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완전한 비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인간은 욕망이 있고, 그 욕망을 채워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공허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비운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참된 비움일까? 산속에 들어간다고 해서 비우는 것일까? 그 안에 다른 것이 채워지는 것이다. 성경은 그래서 복음으로 내 안을 채우라고 한다. 거룩한 욕망을 갈구하고 그 안에 채우고 그리스도 앞으로 나아가라고 한다. 오히려 고통은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고통을 통해 인간이 겸손해지고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도록 만든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가 보다 이 책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한번 고민해보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삶이 고통이라는 이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 인생이고 삶이다. 열심히 살아도 착하게 살아도 고통은 온다. 열심히 살고 선한 일을 많이 한다고 고통이 없는 것이 아니다. 완벽해 보이는 삶에도 문제가 있고, 고통이 있다. 이 고통은 끊임없이 이유 없이 찾아온다. 마치 자연재해가 올 때 왜 이곳에 왔는가? 이유가 없다. 그냥 온 것이다. 고통도 그렇다.
어떻게 이 고통을 극복하고 살 것인가? 한번 고민해 보고, 생각해 보면서 삶의 지혜를 깨달을 수 있다면 인생 마흔에 접어든 사람이든 그 이후 혹은 그 이전에 누구든 한번쯤 돌아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