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마지막 날이었다. 어디선가 날아온 야구 방망이가 내 얼굴을 강타했다. 같은 반 친구가 방망이를 휘두르다 손에서 미끄러져 방망이가 허공을 가로질러 내 미간으로 날아든 것이다. 그때 그 순간은 기억이 없다. 얼마나 상태가 심각했는지 피가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나는 얼굴이 박살이 나고 코가 부러졌다. 두개골 안의 뇌 조직이 흔들리고 순식간에 뇌가 부풀어 올랐다. 0.1초 만에 코가 깨지고 두 개골 몇 군데 금이 갔으며 안와(머리뼈 속 안구가 들어가는 공간) 두 곳이 함몰되었다. 그렇게 죽다 살아나는 경험을 하며 나는 코가 부러지고 얼굴뼈 수십 개의 금이 간 상태에 왼쪽 눈은 튀어나온 채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1년 후야 비로소 나는 야구장에 돌아갈 수 있었다. 야구장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그런데 다시 이전의 폼을 찾을 수가 없었다. 나는 1군에서 제외되어 2군 선수였고, 2군에서도 후보로 밀려나게 되었다.
스포츠 선수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였음에도 후보로 밀려난 것은 큰 굴욕이다. 그날이 생생히 기억난다. 나는 차 안에서 앉아 펑펑 울면서 미친 듯이 채널을 돌렸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부상을 당하고 나서 2년 후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고등학교 졸업 후 데니슨 대학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이다. 이때 알게 되었다. 아주 작은 습관들이 모이면 얼마나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지 말이다. (p.12-19)
저자는 이렇게 죽을뻔한 경험과 좌절을 맛보면서 습관의 놀라운 힘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야구팀에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대학시절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인생을 정돈하는 일에 집중했다. 동기들이 늦은 밤까지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놀고 있는 동안 자신은 매일 밤 일찍 잠자리에 드는 수면 습관을 들였다. 또 너저분한 방을 깨끗이 치우고 정리했다. 이런 별것 아닌 행동들이 나의 인생을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 것이다.
그는 그렇게 자신을 쌓아갔고, 스스로에게 신뢰가 쌓이면서 수업 태도도 달라지고 1학년 내내 전부 A학점을 받았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좌절에서 새로운 삶의 태도를 가지고 해야 할 작은 습관들을 늘려 간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큰 변화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막상 지나고 보니 자신의 삶에 놀라운 변화와 결과들이 이루어진 것이다.
저자의 직접적인 경험과 함께 어떻게 작은 습관들이 실제의 삶에 큰 변화를 이루게 되는가? 이것을 책을 통해서 함께 살펴보고 나의 삶에도 도전의 과제로 삼아보려고 한다.
내 삶은 그동안 쌓은 습관의 결과이다.
습관은 복리로 작용한다. 돈이 복리로 불어나듯이 습관도 반복되면 결과가 곱절로 불어난다. 아무리 작은 습관이라도 쌓이면 그 결과의 영향력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지금 삶의 모습이 어떤가?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몸인가? 그렇다면 그동안 식습관의 쌓인 결과이다. 내가 거주하는 공간은 어떤가? 지저분하다면 청소를 하지 않는 습관이 쌓인 결과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반복해서 쌓아왔던 일의 결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작은 차이이기에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체중계에 올라가는 순간 내가 어떤 식습관으로 살아왔는지를 알게 된다. 다른 무언가를 도전하려고 할 때 다른 사람보다 늦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것 역시 내가 미리 준비되지 못한 습관의 결과라는 것이다.
어떻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내 삶이 그동안 쌓은 습관의 결과라면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습관을 쌓아가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좋은 습관을 쌓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서 내가 가장 큰 인사이트를 얻은 것이 바로 목표와 시스템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목표와 시스템은 무엇인가? <딜버트>의 작가 스콧 에덤스의 표현에 의하면 목표는 우리가 얻어내고자 하는 결과이다. 시스템은 그 결과를 이끄는 과정이다.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목표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싶다면 목표를 세울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우리 인생의 한 순간을 변화시킬 뿐이다. 이는 개선하는 것과 다르다. 우리는 결과를 빨리 만들어 내고 싶어 한다. 이전과는 다른 삶으로 내가 되어 있기를 원한다.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그것은 목표를 가지는 것보다 그런 수준에 이르도록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라는 것이다. 즉,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으면 목표는 목표로 남고, 이룬다 한들 한시적인 변화라는 것이다.
완전한 변화를 원한다면 삶의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내 삶의 시스템을 구축해서 계속해서 올바른 습관을 만들어 그 일을 하도록 만드는 환경의 개선이다. 계속해서 좋은 습관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 결과는 따라오기 마련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말을 한다. "목표를 높이지 말아라. 시스템의 수준을 낮춰라." 하나의 목표가 아니라 전체적인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잘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 놓으라는 것이다. 사실 이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이 도움을 주려는 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다.
어떻게 그런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까?
나쁜 습관들을 직시하라.
매일 아침 초콜릿 바를 먹었다면 다른 사람 이야기하듯 하지 말고 내가 그렇다는 것을 직시하는 것이다.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SNS를 하면서 시간을 낭비한다면, 넷플릭스를 보며 시간을 버린 것처럼 느껴진다면 깨달아야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 중에 나쁜 습관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지? 그것을 먼저 파악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환경을 개선하라.
나쁜 습관들을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잘 보이는 곳에 초콜릿 바를 두고 유혹을 이길 수 없다. 가장 좋은 자리에 텔레비전이 있는데 날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안 봐야지 하며 내적으로 싸우며 에너지를 허비할 필요가 없다. 쉽게 볼 수 없도록 텔레비전 코드를 뽑아야 한다. 번거롭게 만들고, 쉽게 하지 못하도록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반대로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운동을 한다면 운동에 필요한 도구들을 가장 좋은 곳에 둔다. 필요하다면 금액을 들여서 좋은 것을 구비한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도록 계속 좋은 습관의 유도를 하는 것이다. 음식도 과일을 가장 잘 보이는 식탁에 올려놓아 초콜릿 바 대신에 그것을 먹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쉽게 반복하라.
습관에 통달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반복이다. 완성은 없다.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계속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고 한다.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하지만 진짜 물어야 할 것은 그것이 아니다.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은 시간이 아니다. 몇 번이나 그 행동을 했는가? 그 횟수가 중요하다. 나는 이 부분에 깊은 공감을 했다.
습관의 형성은 며칠을 했느냐 보다 얼마나 그 행동을 반복해서 했는가? 그 횟수가 습관을 만들어 낸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횟수이다. 반복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습관은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시스템을 낮추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하기 쉽게 만들고, 그것을 반복해서 할 수 있도록 하여 횟수를 늘려가야 한다.
나에게 맞는 습관을 찾아라.
쉽다는 것은 나에게 맞는 습관이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그대로 나도 해야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전에 이영포 선수가 간증하는 영상을 보았다. 하루에 줄넘기를 2천 개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같이 3년을 하니 운동장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나도 줄넘기를 해볼까? 그런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멈추었다. 시늉만 하고 멈춘 것이다. 나에게 맞지 않은 것이다.
나에게 맞는 것으로 쉽게 할 수 있도록 찾아야 한다. 꼭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지 않아도 좋다. 집에서 간략한 스트레칭이라도 시작하면 된다.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가면 된다. 왜냐하면 꾸준히가 어려운 가장 큰 적은 지루함이기 때문이다. 그 지루함을 이길 수 있도록 그 안에서 즐거움을 계속해서 찾아야 한다.
사소한 변화가 삶을 변화시킨다.
기억하자. 사소한 변화 하나가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습관의 변화는 단 한 번에 1퍼센트의 변화가 아니라 수천번의 1퍼센트 변화라고 한다. 매일 책을 한 장 읽는 것이나 1분을 명상하는 것이나 사소한 변화에는 주목할 만한 차이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쌓이면 어느 순간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좋은 습관을 만들어 삶의 변화를 줄지? 나는 의지도 참 중요하다고 본다. 먼저 그런 변화를 이루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도전하자. 나에게 맞는 습관을 찾고, 목표보다 지금 내 환경을 돌아보고 시스템을 구축해서 시작해보자.
오늘부터 연말까지 꾸준히 반복해서 지루함을 이기고 반복해서 시작하면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이다. 저자도 큰 충격으로 험난한 삶이었지만 아주 작은 습관부터 바꾸어 삶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보았다. 이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나의 나쁜 습관을 깨닫고, 환경을 개선하여, 쉽고 지속할 수 있는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