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 유전자 책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며 읽힌 책이다. 나는 사실 관심이 없다가 이전에 나온 티브이 프로그램에 [책 읽어 드립니다.]에서 신기하게 보고, 살펴보게 되었다. 정독한 것은 아니고, 핵심내용만 대체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래서 책보다는 책에 관한 생각과 해설들을 많이 살펴보게 되었다.
왜 이렇게 이책은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았을까? 그는 진화생물학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고 그 관점은 이슈가 되어 많은 논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가 책에서 진화의 주체를 그동안 알던 종이 아니라 유전자라고 주장하며 모든 생명체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도킨스는 유전자를 단순한 물질이 아닌 스스로 복제하고 번식하려는 자기 복제자로 본다. 즉 유전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생존 기계를 만들었고 그것을 조종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결국 유전자의 생존을 위한 도구라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궁극적으로 유전자 번식을 위한 것이다.
언뜻 보면 너무도 단순하면서도 인간을 생존기계로 표현한 것은 거부감을 일으킨다. 그럼에도 사람들은왜 도킨스의 주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일단 기존의 생물학적 관점에서 벗어나 유전자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과 함께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주었다.
또 복잡한 진화론을 비교적 쉽고 명확하게 설명하여 대중들에게 읽기 편하게 하였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거부감을 가진 단어인 ‘생존 기계’는 유전자의 역할이 무엇을 하는지 그의 주장에 기억할 수 있는 인식을 주는 표현이었다.
무엇보다 많은 논쟁이 일어났다. 출간하는 순간부터 잘 알려진 도킨스가 쓴 글이기에 주목을 받았고, 인간의 자유 의지, 윤리, 종교에 대한 다양한 분야에서 논쟁의 중심에 서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우리는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인간이 그저 생존기계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사실 이런 주장은 너무 단순화된 표현이다. 인간이 어떻게 유전자 하나만으로 설명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정신, 문화, 사회적 상호 작용 등 유전자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유전자가 인간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물론 유전자가 인간의 행동을 직접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경향성을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마치 인간의 자유의지가 부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신학에도 예정론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 복잡한 부분들이 많이 있다. 그 중심에도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것이다. 인간의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설명도 힘들기 때문이다.
유전자 중심의 설명은 인간의 도덕성도 설명하기 어렵다. 단지 유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삶이라고 한다면 인간이 가진 봉사와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의 행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기적 유전자 이론은 인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시각을 제공하지만 그 자체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유전자는 우리의 일부이지만, 우리를 완전히 규정할 수 없다.
때문에 유전자에 대한 설명은 도움을 받고 인간을 이해하는 한 부분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인간은 유전자 만이 아니라 환경, 문화, 사회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복잡하고 다면적인 존재이기에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