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게임인가? 무한게임인가?
모든 게임은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으로 나뉜다. 유한 게임은 참여자가 전부 공개되고, 규칙도 정해져 있다. 게임의 목적도 상호 간에 합의가 되어 있으며 어느 한쪽이 그 목적을 달성하면 게임이 종료가 된다.
반면 무한게임은 참여자가 전부 공개되지 않는다. 상호 합의된 규칙도 없다. 참여자의 행동을 통제하지도 않으며 관습이나 법이 있기도 하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 무한 게임은 시간이 무한대로 주어지며 게임에 종료지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누가 이긴다는 개념이 없다. 무한 게임의 목적은 게임을 계속해 나가며 그 게임을 오랫동안 유지시키는 것이다.

어떤 사고 방식을 가지는가?
우리가 가진 사고 방식은 유한 게임인가? 무한 게임인가? 유한 게임의 참여자들은 상대를 어떻게 해서든 이기려고 한다. 그러나 무한 게임의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이기는 것이 없다. 그저 나에게 주어진 게임을 계속해서 해 나아갈 뿐이다.
이런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큰 차이가 난다. 기업을 생각해보자. 유한게임의 사고방식은 다른 회사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방식의 경쟁을 한다. 그러면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한 게임의 사고방식은 이기고 지고가 없기에 경쟁하지 않는다.

오히려 경쟁이라면 나 자신과 경쟁하는 것이다. 사이먼 시넥은 애플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무한 게임에서는 애플이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고 때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훌륭한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애플의 목표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능가하는 것이 아니다. 애플의 목표는 애플 자신을 뛰어넘는 것이다.
만약 애플이 유한게임의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마이크로소프트를 이기기 위해 경쟁하고 제품을 생산했다면 혁신적인 제품이 나올 수 있었을까? 예상해 보건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빨리 제품을 출시하고, 창의적인 것보다 저 회사 제품보다 우리 회사의 제품이 좋다는 마케팅에 집중했을 것이다. 애플이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무한 게임식 사고방식 때문이다.
대의명분
사이먼 시넥의 WHY와 연결하여 보면 WHY는 토대이다. 즉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WHY 즉, 신념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위해 우리가 이 일을 하는가? WHY가 시작이라면 무한 게임은 대의명분이라 할 수 있다. WHY로 시작하여 이루고자 하는 대의명분이 무엇인가?

제대로 된 대의명분은 사람들에게 열의를 넣어준다. 다른 기업에 대해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품는다.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을 꿈꾸고, 나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상상력이 자극되어 도래할 미래를 미리 바라보고 나아가는 것이다.
월트 디즈니
디즈니랜드를 아는가? 디즈니가 만든 초창기 백설공주와 난쟁이는 혁명이었다. 그것은 유명하고 돈을 많이 벌려고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스트레스와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 간 것이다. 월트 디즈니는 이런 대의명분을 따라 하나씩 하나씩 실현해 간 것이다. (이것이 무한 게임식 사고이다.)
그는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벌어들인 모든 자산을 매각하고 월트 디즈니 주식도 팔았다. 그리고 1952년 새로운 회사를 차렸다. 자기 이름의 이니셜을 딴 회사면 WED로 지었고, 자신이 가졌던 대의명분을 가장 실현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바로 사람들이 일상적인 현실을 탈출해 갈 수 있는 실제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소를 짓고 싶었다. (이것을 보니 임채무 아저씨가 생각난다. 모든 어린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만든 두리랜드 말이다.) 그렇게 그는 디즈니랜드를 세웠다.

그는 그 장소를 아무렇게나 만들지 않았다. 깨끗하고 안전하게 스토리가 있는 공간으로 창조해내었다.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는 돈을 벌 기회를 발견하여 그 일을 한 것이 아니다. (유한게임식 승자의 사고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익이 보장된 일을 찾아간 것도 아니다. 자신의 대의명분을 이루어나갈 가장 나은 방법을 찾아 그 길에 뛰어든 것이다.
유한 게임식의 플레이어는 새로운 것이나 기존 질서의 파괴를 두려워 하지만 무한 게임식 플레이어는 그것을 즐긴다. 무한 게임식 플레어 들은 현재에 안주하는 태도가 더 위험하다고 여긴다.
코닥을 아는가?
코닥은 반대의 유한게임식 플레이로 무너진 기업이다. 그들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이 나올 때까지 수많은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디지털이 나올 때 더 이상 필름 카메라에 들어가는 필름 소재가 판매되지 않을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눈감았다.
처음 코닥이 세워진 대의명분을 잃고, 오히려 스스로 사람들은 다시 화면이 아닌 필름카메라로 돌아올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결국 2012년 1월 19일 뉴욕타임스에 코닥을 파산을 알리는 기사가 실렸다. 코닥은 한때 위대한 무한 게임의 기업이었지만 야망 때문에 대의명분의 힘을 잃고 무너지는 기업이 되고 말았다.
정리
기억하라. 태어나는 순간 우리 모두는 예외 없이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오직 나만이 유한게임식으로 플레이할지 무한 게임식으로 플레이할지 정할 수 있다. 어떤 게임을 선택할 것인가?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무한 게임식으로 대의명분을 세우고 그것을 위해 살아갈 것인가?
사이먼 시넥의 책은 나의 모습을 돌아보며 내가 무엇을 잘 못 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나는 철저하게 유한 게임식 플레이어였다. 어떻게 해서든 승자가 되고, 경쟁에 이기는 것을 목적으로 살아왔다. 승리할 때도 있지만 패배라고 느낄 때는 깊은 절망으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다.

무엇보다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안주하며 그래도 나는 열심히 하고 있어 하며 합리적인 이유를 찾았다. 무한게임식 플레이어가 되어 경쟁이 아닌 내 길을 가는 것이 필요함을 느낀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 내가 있는 곳에 무엇을 이루기 위해 살아야 할까? 나에게 있는 대의명분은 무엇일까?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