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퍼펙트 게임] 조연이 주연보다 빛나면 좋겠다.

Reading Dad 2023. 7. 21. 10:00

오래된 영화에 명장면은 하이라이트로 남아 편집된 영상으로 돌아다닌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최고의 투수 롯데의 최동원 그리고 최동원의 뒤를 이어 떠오르는 해태의 천재 투스 선동열과의 에피소드를 다룬다. 두 선수는 당시에 대단했다. 누가 한국 최고의 투수인가? 그 둘의 치열했던 명승부를 아주 생동감 있게 잘 다루었다. 

 

 

그러나 그 속에 아름답게 빛나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해태에서 2군으로 있다가 1군으로 올라온 박만수 선수 우리가 잘 아는 그 유명한 마동석이다. 그는 1군에 올라왔지만 단한번도 경기를 뛰지 못하고 후배들 뒤치다꺼리나 하는 선수이다. 1년에 100만 원도 되지 않은 돈을 받고 생활한다. 

 

생활이 어려우니 가족의 생계는 아내가 운영하는 호프집으로 대신한다. 무능한 가장의 모습. 아들이 선동열을 좋아해 그의 싸인을 부탁할 때 웃으며 내가 해결해줄게 내가 아주 잘 알지 하며 허세를 부리는 그는 실은 언제나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며 연습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그가 등장하는 씬이 나는 좋았다. 우리는 선동열과 최동원 같은 대스타가 아니다. 마치 축구계에 호날두와 메시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냥 박만수 선수처럼 평범한 일상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의 성실함이 와 닿는다. 그런 두 명의 대결에 박만수의 성실한 사람의 등장은 마음에 감동에 곱이 되게 해 준다. 

 

그는 9회말 2:1 패배하고 있는 아주 극적인 상황에 포수로 나서게 된다. 전술상 모든 선수들을 대타로 사용하고 이제 최대의 극한의 상황에 그가 타자로 서게 된다. 아나운서도 말한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하위 타선에 대타도 없는 상황. 감독의 판단 미스가 아닌가? 그러나 영화는 중간중간 감독도 그의 성실함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때론 스포츠는 믿음으로 신뢰를 주는 것이 감독이다. 믿어주는 것. 그럴 때 선수들이 자신의 실력 이상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런 능력을 끌어내는 것도 그런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도 감독의 몫이다. 그의 선택을 실수가 아니었다. 처음 그가 등장해 베트를 돌릴 때만해도 이제 끝났다. 이런 절망이 가득했다. 

 

 

그러나 결국 박만수가 해냈다. 그것도 홈런이다. 고요하게 방망이에 맞은 공이 날아간다. 모두가 숨죽여 지켜본다. 결국 넘어갔다. 기적이 일어났다. 박만수도 뒤늦게 깨닫고 기뻐한다. 가족들도 티비앞에서 열광한다. 

 

 

인생에 이런 맛이 나면 좋겠다. 조연이 주인공보다 빛나는... 누구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자신의 일을 꾸준하게 하고 있으면 이런 홈런 같은 인생말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많아지면 좋겠다. 누구나 주목하는 천제들의 대결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충실하게 하는 사람이 어떻게 홈런을 치는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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