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의 삶을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이 쉬울까? 가장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같은 현대 사회에 사람들은 누구나가 다 따뜻한 관심과 편안한 안식처 같은 공간과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가 오래전 드라마 속에 나온 [나의 아저씨]의 이지안의 대사가 떠오른다. 다시금 유투브를 켜고 그 장면의 스틸컷을 본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 저런 따뜻함을 주는 사람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지안: 배경으로 사람 파악하고 별 볼일 없다 싶으면 빠르게 왕따 시키는 직장 문화에서 스스로 알아서 투명 인간으로 살아왔습니다.
회식 자라에 같이 가자는 그 단순한 호의의 말을 박동훈 부장님한테 처음 들었습니다. 박동훈 부장님은 파견직이라고 부하 직원이라고 저한테 함부로 하지 않았습니다.
이사: 그래서 좋아했나?
이지안: 네, 좋아합니다. 존경하고요.
무시, 천대에 익숙해져서 사람들한테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고 인정받으려고 좋은 소리 들으려고 애쓰지도 않았습니다. 근데 이제 잘하고 싶어 졌습니다.
제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어쩌면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오늘 잘린다고 해도 처음으로 사람대접 받아봤고 어쩌면 내가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 준 이 회사에 박동훈 부장님께 감사할 겁니다.
여기서 일했던 3개월이 21년 제 인생에서 가장 따뜻했습니다. 지나가다 이 회사 건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고 평생 삼한이엔시가 잘 되기를 바랄 겁니다.
이사: 그래서 둘이 어디까지 갔냐고?
이지안: 집까지요.... 한동네 삽니다.
사랑받지 못하고, 아픔과 상처가 많았던 "이지안".... 사람대접을 받게 되자 어쩌면 내가 괜찮은 사람일수도 있게 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참 마음 아프면서 감동이 스미는 대사다. 누구나가 다 그렇지 않을까? 홀대받고 무시당하면 그것만큼 괴로운 것이 있으랴?
성경에도 사랑받지 못한 레아라는 여인이 나온다. 야곱의 아내이다. 그런데 야곱은 레아의 동생 라헬을 사랑한다. 레아의 아버지가 야곱을 속여 라헬과 결혼하기로 하고 몰래 레아와 혼인시킨다. 야곱은 다음날이 되어서야 알고, 레아의 아버지에게 가서 따진다. 그때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레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결혼한 아내가 된 사람 앞에서 자신을 싫다고 말한 남편이다. 비참하고 마음이 무너져 내리며 여자로서 수치스러웠을 것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가 사는 삶에도 이런 일들이 많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결과는 주어지지 않고 사람대접도 받지 못하고 무시당하고 있는 듯 없는 듯 대하는 사람들. 사람들은 다 잘나 보이고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때가 있다.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이 사랑받고 행복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 중에 사람대접을 받고 관심을 받는다면 어떨까? 어쩌면 나도 괜찮은 사람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살아온 것이 아닌가 싶다. 마음 한편에 나도 저런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저런 따뜻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는 분 중에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분이 있다. 장애를 가진 자녀 남매 중 누나가 곧 결혼을 한다. 어떤 사위가 오면 좋겠는지 물으니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오면 좋겠다고 한다. 그 말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담겨 있을 것이다. 집안에 있는 장애를 가진 처남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나도 누군가에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그 사람이 나를 보면 나도 괜찮은 사람일 수 있겠구나 하며 용기를 주고 싶다. 함께 했던 기억을 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추억을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나도 알게 될 것 같다. 나도 괜찮은 사람일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