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마지막 날이었다. 어디선가 날아온 야구 방망이가 내 얼굴을 강타했다. 같은 반 친구가 방망이를 휘두르다 손에서 미끄러져 방망이가 허공을 가로질러 내 미간으로 날아든 것이다. 그때 그 순간은 기억이 없다. 얼마나 상태가 심각했는지 피가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나는 얼굴이 박살이 나고 코가 부러졌다. 두개골 안의 뇌 조직이 흔들리고 순식간에 뇌가 부풀어 올랐다. 0.1초 만에 코가 깨지고 두 개골 몇 군데 금이 갔으며 안와(머리뼈 속 안구가 들어가는 공간) 두 곳이 함몰되었다. 그렇게 죽다 살아나는 경험을 하며 나는 코가 부러지고 얼굴뼈 수십 개의 금이 간 상태에 왼쪽 눈은 튀어나온 채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1년 후야 비로소 나는 야구장에 돌아갈 수 있었다. 야구장은..